금감원, 태영건설 협력사 지원하면 부실나도 금융사 '면책'

입력 2023-12-29 15:14   수정 2023-12-29 15:35


금융당국이 29일 금융권에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따른 과도한 자금 회수나 유동성 축소 등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최상목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안정조치를 충분한 수준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태영건설 협력업체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여신 담당 부행장과 저축은행·신협·농협·새마을금고 임원,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태영건설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 한도를 축소하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총 581곳으로,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전체 계약액은 5조8000억원, 계약당 평균 금액은 100억원이다. 태영건설 매출 비중이 30%를 넘은 협력사는 168개로 조사됐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전날 신청하면서 대출 등 금융채권의 행사는 유예됐다. 회사 측은 협력업체에 대한 하도급 대금 등 상거래채권은 모두 상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향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 상황에 따라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동반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금감원은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사의 지원에 면책 특례를 적용한다. 지원 과정에서 일부 부실이 발생해도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없으면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규정은 금융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와 협의를 거쳐 시행한 금융지원은 부실·손실이 나도 제재하지 않는다는 특례를 두고 있다.

금융권 참석자들은 이날 금융감독원과의 간담회에서 협력업체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영건설에 대한 의존도가 30% 이상인 협력사에는 금융권이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1년 동안 상환유예 또는 금리감면을 조치한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처한 업체에는 채권은행이 공동으로 만기연장 등을 신속하게 결정하는 결정하는 '패스트 트랙'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기존 85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조치를 필요하면 충분한 수준으로 즉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도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취임 첫 일정으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F4(Finance 4) 멤버들과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했다. 그는 부동산 PF의 사업장별 맞춤형 대응을 강조했다.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엔 유동성을 적시 공급하고, 사업성이 낮은 현장은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선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침체된 건설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감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내년 상반기 중 공공부문 전체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신속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발부담금·학교용지부담금 등에서 업계의 비용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등 민간 건설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도 강조했다.

건설업계에선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 유동성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PF 사업장에서 일부 금융권이 대출 회수를 본격화할 경우 중소형 건설사들의 도미노 부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PF 사업장에서의 과도한 자금 회수나 자금 공급 축소가 나타나는지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사업장 사업성 평가에 따라 '정상'으로 분류된 곳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충분한 자금 지원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강현우/강경민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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